어젯 밤 잔뜩 꼬인 심기를 달래려 소주 한 병 마신 게 효과가 컸을까?

집에 들어와 10시에 취침 , 새벽 2시에 눈을 번쩍 떠 버렸다.

(이것도 특이한 습관중의 하나인데,술을 어설프게 마시면 새벽에 무조건 일어난다.)

뭐 잠도 안오고 해서... 여행 갈 짐 꾸리고, 사무실에 출근..., 연휴 후에 할일들

(도면그리고,견적빼고,...)을 아침까지 ... ...

그런 새벽을 보내고 나면 하루종일 피곤하다.

그렇지만,이미 짐도 꾸려 버렸고, 여행떠날 만반의 준비를 갖춘 상태라 하루종일 그 생각뿐이었다.

'일단 제주도는 가봐야 겠는데, 어떻게 가지?'

'바깥 날씨가 장난 아닌데, 갈 수 있을라나~'

오전중에는 인천 연안부두에서 출발하는... 14시간을 가서 제주도에 도착한다는 배를 탈 생각이었다.

연안부두에 전화를 해서 물어봤다.

상담원의 얘기로는 '오후 3시가 되야 출항을 결정!'한단다~ (주 3회-월,수,금 : 오후 6시 30분 인천 출발이다.)

약간 졸린 눈으로 하루종일 공항,기차,고속버스,선박등...어떻게 해서든 제주도로 갈 생각으로

인터넷만 뒤적거렸다.(결국 포기해 버렸지만...)

연휴 전 마지막 일을 마치고 돌아 온 현장직원이 결정적인 한마디를 던졌다.

"그냥 공항가서 기다려요~ 기다리면 자리 나온다니까~"

- '그래~ 부산이나 목포 내려가서 배타고 가자니,피곤하기도 할 것 같고~' 결정!   비행기다~

경기침체의 여파로 상당히 불안한 하루였지만, 어떻게든...공항을 향하기로 했다.

하지만, 총무의 직책으로 빨리 퇴근하기란...

결국 오후 6시가 다 되어서야 업무종료의 전화를 받고 여행길에 오른다.

(제주도 가는 마지막 비행기가 8시 40분 - 고작 40분밖에 안남은 시간...가는 도중에도 거의 체념 상태였다.)

김포공항에 내려 뛰다시피 2층에 올라가서 전광판을 확인해보니...

눈에 번쩍 띄는 "제주도 좌석 있음! "

'앗싸~ 제주도 가는구나~'

신분증과 카드를 던지듯 직원에게 주고 가격이며 좌석확인도 안하고 뛰어 올라간다. ( 비행출발시간 10분전~ )

빠른 속도로 검색대를 출발하려는데...

"혹시 가방안에 스프레이 들어있나요?"

-"네? 그런 거 없는데..."

"확인해봐야 됩니다."

-"아~C . 시간 없는데..."

가방을 열어봤더니...큼지막한 섬유탈취제(페블이즘?)가 들어있다.

"어? 이게 왜 들어가 있지?"

생각할 이유도 없이...그냥 줘 버렸다.

비행기를 타 본지가 얼마나 됐는지...기억도 잘 안난다. (전에 사업한답시고 돌아다니던 철없던 시절에는

거의 자가용처럼 타고 다녔는데...--+ )

아무튼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뛰어들어가 김포-제주간 아시아나 항공에 몸을 맡기고... 꿈에 그리던 '제주아일랜드'로 향한다.

간만에 타 본 비행의 느낌은... 하늘로 올라갈 때 상당히 짜릿했고, 비행기가 선회할 때 흥분됐으며...

나쁜 기상조건에 비행기가 흔들렸을때... 나름 즐거웠다. (나이먹고 애 된 느낌.다들 괴로워하는 것 같았지만...ㅋㅋ) 

시속 800KM에 육박하는 빠른 속도로... 김포를 출발한 비행기는 고작 1시간만에 제주공항에 착륙했다.

(착륙때 약간 불안했다. 어떤 꼬마가 크게 울어대서 예전과는 약간 다른 느낌(?)의 스튜어디스가 달래느라 고생하는 듯 했다.)

하늘에선 눈발이 날리고...안내하는 여성분에게 왜 저러는 지 물어봤더니...

모처럼 큰 눈이 와서 버스며 택시가 안 온단다. (오호~ 드디어 머피님의 등장인가~)

'뭐 나는 일단 제주도에 있으니까 행복하지만... 어쩐다?'

게다가 렌트를 해주는 영업소(공항내에 있음)에 가보니 가격도 나름 저렴하다.

차는 있는지... 어딜 가야하는지... 눈이 언제부터 왔는지... 등등..

(요새 렌트카회사는 얼굴봐서 직원 뽑는 것인가...)

내 저질(?)스런 셔터질에도 끝까지 욱~하지 않고 웃어줘서... 고마운 느낌. ㅋㅋㅋ

(영호가 좋아할만한 스타일인데 말이야....ㅎㅎㅎ 영월느낌?)

렌트카가 공항까지 왔고 이것저것 설명... 가장 싼 '아망떼'를 렌트했는데, 뭔가 또 추가요금이 있대서

그냥 안냈다. ( 사고처리에 대한 추가요금인데... 이녀석이 날 뭘로 알고...옛날엔 레이서였단 말이다~ ㅋㅋ)

" 와 ~ 눈발이 장난이 아니다. "

( 추가요금을 낼 껄 그랬나...약간의 후회도...^^;;;)

-"1명인데 얼만가요?"  

" 이만원이 어쩌고 저쩌고..." - 첨엔 기본요금에 이만원을 더 내라는 소리로 들었다.

다시 물어보니

"이만원만 내라는 ~"소리...

-"저녁을 아직 못 먹었는데, 근처에 식당있나요?"

"어디서 오셨수깡??? " - 제주도 사투리...

모텔 아주머니...

넘어지지 마라고 계속 주의주시고, 앞에 있는 식당은 솔직히 별로고,

좀 나가야 괜찮은 식당이 있다는... , 춥거나 필요한 거 있으면 얘기해 주라는 등의 말씀이

정이 많게 느껴졌다.

'제주도 좋구나~~~!!'

원래 10점이었는데, 저 사진을 찍은 직후 계란 후라이를 해주셨다. ( 계란후라이면 감동하던 시절도 있었다.--ㅋ) +10점

한라산 소주 1병과 , 소고기 해장국? - 이상한 맛...해장국인데 설탕을 넣었는지 달게 느껴졌다.

(아주머니가 별로라고 하던 이유가 있었군...)

식당 옆자리에 앉았던 아저씨 한 분이 '20년만에 보는 큰 눈'이라고 하셨다.

'그렇군... 오늘도 어김없이 그분의 법칙은 나를 따라다니는군...'

하지만... 영하 10도의 서울에서 벗어나..섭씨 0도의 날씨에 내리는 제주의 눈...

그 눈의 느낌은 따뜻했다. so HAPPY~!!!

- In Jeju Island,,, 서사라사거리의 한 pc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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