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 생활도 어느덧 마지막을 남겨두고 있던 때.
친구와 나는 3월 한달간 정말 열심히 놀기로 작정(?)하고 국내 여행을 계획했다.
둘이서 항상 가고 싶었던 오키나와를 가기로 한 것.
여행은 일본 여행사이트를 샅샅이 뒤져 드디어 싼 자유투어를 찾아냈다.
차를 렌트하는게 기본이지만, 나는 8년 장롱면허로, 일본에 면허증조차 들고 오지 않았고, 친구는 무면허.
렌트카 없는 상품 찾기가 쉬운게 아니었지만 우리는 드디어 비치호텔이 딸린 상품을 찾아냈다. 
출발은 2007년 3월 20일, 3박 4일 비치호텔 숙박, 조식제공, JAL 항공 왕복이다.
가격은 31,000엔. 싸다.. 
공항은 간사이 공항과 고베 공항 중에서 선택할 수 있었는데, 간사이는 엑서스가 힘든 관계로 고베공항으로 했다.
(고베는 한큐전철을 타고 산노미야까지 가서, 모노레일을 타고 공항까지 이동하면 되며, 간사이 공항보다 가기 편하고, 차비도 적게든다.)
무비! 무비! 무비! 
비행기가 뜨고 2시간 반정도. (국내 여행이건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여권을 챙겼다. 안전 불감증 ㅋ)
드디어 나하 공항 도착~!
내리는 순간 후덥지근 하다. 반팔 갖고 올껄.. 교토와는 못해도 10도 정도는 온도차가 있을 것 같다.
나하 시내까지는 모노레일로 이동. 이동 중에도 역시 낮선 배경이 펼쳐진다.
드디어 시내로 진입. 코쿠사이도오리(国際通り-국제거리)다.
이상하게도 남미 문화가 느껴진다. 타코스가 정말 맛있음!
장난감 가게 앞. 내일의 죠가 고개를 숙이고 있다. 따라하기 놀이~ 
한참을 먹으며 구경하다가, 버스 정류장에서 우리가 묵을 호텔이 있는 온나무라(恩納村) 막차 출발시간을 확인했다.
막차 시간 8시.....?
뭐, 호텔 들어가야 겠구만. 차비 1700엔..
싫은 예감이다.
해가 지니 정말 아무것도 안보이는 밤거리.
바다 소리가 들리는데 아무것도 안보인다. 얼마나 걸릴지 알수가 없는데 잠도 못자겠고.
1시간을 넘게 달렸는데 가도 가도 호텔이 안나온다. 뭐가 이렇게 머니..
쏠리기 시작하는 오바이트를 참아내며 호텔에 도착한 것이 10시.
...코쿠사이도오리... 다시 못나가겠구나. 
호텔에서 짐을 풀고, 목욕탕을 가서 몸 좀 담궜다가 서로 즈려 밟는(?) 맛사지를 해주었다.
방은 10평 정도 되는 다다미 방에 트윈 침대가 놓여져 있었고, 발코니 문을 열면 검은 정적 속에 바닷 소리가 들려왔다.
비치 호텔 맞군. 좋아! 
다음 날 아침 파도소리에 눈을 떠 발코니로 뛰쳐 나갔다.
눈 앞에 펼쳐진 파란 하늘과 에메랄드 빛 바다. 꺄~~ 

아직 때가 아니라 바다에 들어갈 수는 없었다. 물이 차단다.
한참을 보고 앉아 있다가, 친구를 깨워 조식을 챙겨먹으러 갔다. 호텔 주변엔 아무것도 없기에 호텔 밥이 아니면 아침 먹기 힘들다.
우리 계획이란게 계획이 없는 거여서, 밥 먹고 와 어딜갈까 생각했다.
오키나와.. 뭘 알아야 어딜 가던지 말던지 하지..
그래도 티비에서 본건 있어서 수족관을 가자고 제안했다. 그제부터 옷 입고, 화장하고(왜 하니!), 호텔 나온 시간이 12시 
호텔 로비에서 수족관 갈려면 어떻게 해야 되냐고 물었더니 호텔앞에 버스 오는 시간에서부터 중간에 갈아타야 하는 터미널을 알려줬다.
갈아타야 된다구? 또 싫은 예감이...
일단 버스타러 나갔다.
어제는 어두워서 몰랐던 호텔의 모습이다.
호텔은 조금 낡고 그리 좋은 시설은 아니었지만, 바다가 눈 앞에 보인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왕복 항공권에 호텔까지 31,000엔인걸~!
버스 타고 출발~ 가는 길에 파일애플 농장도 보이고,, 동남아 삘이 팍팍 났다. 파인애플 농장은 오는 길에 들리자~
한시간여 달리니 종점이자, 환승지점인 버스터미널이 나왔다. 1시 좀 넘은 시간.
갈아타기 위해 버스표를 구입하러 갔더니, 다음 출발이 3시란다

1시간을 넘게 환승할 버스를 기다려야 한다니 어이가 없었지만, 운전 못하는 우리 탓이지 오키나와가 뭔 잘못이 있겠어 
밥이나 먹자 싶어서 직원분에게 주변에 식당이 있냐고 물었다.
- 별로 없어요.
- ...... 
버스터미널 정문을 나와 이리 저리 걸었지만 정말 없었다.
그러다 정면 왼쪽 맞은편에 위치한 라면집을 발견. 그 간 맛있는 라면이라고는 먹어본적이 없어서 내키진 않지만 어쩔수 없다.
안에 들어가니 굉장히 친절해 보이시는 부부분이 운영을 하고 계셨다.
- 이 집은 뭐가 맛있나요?
- 토마토 라면.
- ....
왜 토마토 가지고 라면을.. 
식도락인 친구가 먹어보자고 했다. 그래 뭐.. 먹자.
그래서 시킨 것이, 요거다.
친구는 요거,
처음 나왔을때는 음.. 토마토가,, 라면에,, 음.... 
반신 반의하며 입에 갖더 넣는 순간, 어디선가 들려오는 천상의 종소리
할렐루야~!!
너무 맛있는 것이다!! 태어나 이런 맛 처음이야!
새콤 달콤 토마토와 면과의 조화, 스프 같이 입맛을 자극하는 걸죽한 국물 맛! 
부랴 부랴 이 맛을 기억하고자 먹던 숟가락 놓고 사진을 찍은 것이다. (자세히 보면 국물이 줄어있다 ㅋㅋ)
맛은 어떠냐고 조심스레 묻는 아주머니에게 새로운 맛에 감동받았다고 했더니, 웃으시고, 아저씨가 말을 걸어왔다.
- 어디서 왔어?
- 한국사람인데 교토에서 공부하고 있어요.
- 나도 젊을때는 교토에서 살았었어.
자신의 음식을 칭찬하는 사람이 좋았는지 이런저런 말씀을 해주신다.
토마토 라면,, 정말 맛있었어요~!
뜻하지 않은 호식과 함께, 설레는 기분으로 다시 버스에 올라탔다.
아무도 없구나.. 아.. 정말 오래된 듯한 버스. 나 초등학교때 이런 버스 탄 기억 있어! 
수족관 도착이다! 안내도, 안내도~~ 
엄...엄..청... 넓..네...... 지금 4신데...
이동하느라 하루 다 간 기분. (늦게 나온건 생각 못함)
온나무라가 섬 해안의 중간정도에 위치하고 있다보니, 코쿠사이도오리와 츄라우미까지는 2시간씩 거리는 것이었다.
뭐, 왔는데 안들어 갈껴? 또 못 온다구~
입구부터 귀여운 꽃 거북이가 우리를 반겨준다.
미안, 너네랑 놀 시간 없어, 수족관 문닫기 1시간 전이거든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츄라우미(美ら海-도저히 못읽겠다. 오키나와 말인가?) 수족관.
엄청난 규모구나.. 삼성 코엑스 1관 스크린보다 큰 스크린 수족관. 그냥 감동에 입이 떡.. 오사카의 카이유칸은 비교도 안된다.
동심이 없는 우리조차도 수족관을 나오는데 1시간은 걸린 것 같다. 시간이 얼마 없어!
그래도 바다가 보이는 곳에서 사진찍기 놀이~ (친구의 실루엣 ㅋ)
식물원이 같이 있는 곳인데 너무나 넓어서.. 넓다고 해야되나 길다고 해야되나.. 에버랜드 저리가라다.
한참 구경하며 걷다 보니 이동카를 탄 직원이 문닫을 시간이라며 나가란다. 어째 아무도 없더라니...
식물원을 나와 버스를 타러 나가니 택시 아저씨들이 버스는 이미 끊겼다면서 자기들 택시를 타라는 것이다.
버스비만 1400엔 들었는데 택시가 얼마 나올줄 알고.. 
그런데 오키나와 사투리인지 (원래 오키나와가 일본이 아니었지만) 알아 들을수 없는 말이었다.
그래도 가까스레 막차가 있어 탑승. 
터미널에서 오는 길에 상점가가 보여, 맥주라도 한 잔 하고 가자며 내렸지만 문 연 곳은 불과 3~4군데..
버스 내렸는데 어쩌라고..ㅜ_ㅜ 그렇다고 호텔로 가봐야 아무 것도 없으니 뭐..
오키나와의 명물 고야참뿌루(ごやチャンプル)와 맥주를 마시고, 2차로 갈 술집을 찾아 걸어 걸어 걷다가 포기하고 택시를 탔다.
택시값이나 버스 값이나.. 참 나..
셋쨋날.
친구에게 나는 다이빙을 해야 겠노라고 얘기했다. 친구는 처음엔 안한다고 했다가 같이 하기로 했다.
아침에 전화 해서 예약을 하자, 호텔까지 데리러 왔다.
그 날 다이빙 할때 렌트카 없는, 외국인은, 우리 밖에 없었다 
처음에는 동굴 스노쿨링과 얕은 (2미터 정도) 깊이의 해변에서 다이빙을 하였다.
눈앞에서 빵을 찢어주자 여기 저기서 열대어들이며 니모까지 와서 뜯어먹는 모습이란,
꺄 ~ 귀여워~!
다이빙이 끝나고 점심을 먹으러 가야겠다고 하자 맛있다고 하는 오키나와 소바집에 데려다 주신 친절한 직원분.
다들 오키나와 출신이 아니었는데, 단지 다이빙이 좋아 세계를 돌고 돌다 오키나와에서 강사하며 다이빙을 하고들 계신다고.
여하튼 추천받아 간 소바집.
맛은 잘 기억이 안난다. ㅎㅎ
여기서 부터 걸어서 호텔로 돌아가는 길. 역시 바다만 보이면 뛰쳐 나가 신발 벗고 놀기 바쁘다.
사진찍기 놀이하며 한참 걷다 보니 저 멀리 호텔이 보인다.
호텔로 걸어 가는길에 있는 민가들. 어딜 가나 대문에, 지붕 위에 마을과 집을 지키고 있는 수호신 시사.
호텔 가는 길에 있는 오미야게(토산품) 가게 대문. 자주색 고구마(이름 까먹었다.)와 해산물 등이 주된 상품.
근데 유명한 곳인지 관광 버스 몇대가 왔다 갔다.
오키나와, 그냥 그 에메랄드 빛 바다를 보는 것 만으로도 평화로운 기분이지만,
좀 더 알아보고 계획을 세워 갔더라면 더 즐겁고 알찬 여행이 되지 않았을까 후회가 든다.
다녀 오고 나서는 오키나와 노래만 들어도 그때의 기분이 되살아나 좋다.
오키나와에서 촬영한 영화 "눈물이 주룩주룩"을 보며 내가 아는 곳이 나오면, 아! 하는 그 기분.
하지만,, 정말 재미없고 어이없는 스토리.. 졸작도 그런 졸작이.. 에휴..
암튼 오키나와, 다시 가야겠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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